“회사가 파산하면 밀린 세금은 제가 내야 하지요?”
법인파산을 상담하는 대표님들이 자주 하시는 질문입니다.
법인파산으로 은행 대출금과 거래처 미지급금을 정리할 수 있는 것은 좋은데, 세금이 밀려 있다보니 파산을 망설이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특히 주변에서 법인파산을 해 본 분들이 있는 경우, 회사가 파산하면 대표이사에게 세금이 청구된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먼저 정확하게 알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대표이사라는 이유만으로 회사의 체납세금을 대신 납부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과점주주 등 법률에서 정한 요건에 해당하면 제2차 납세의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법인파산 대표이사 세금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 차이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오늘은 이 부분을 자세히 설명 해 드리겠습니다.
대표이사라고 세금을 대신 내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의 채무는 원칙적으로 회사가 부담합니다.
법인과 대표이사는 별개의 법적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표이사가 회사 경영을 책임졌다는 이유만으로 회사의 모든 체납세금을 대신 납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중소기업에서는 대표이사에게 세금 책임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왜 그럴까요?
중소기업의 상당수는 대표이사가 회사의 대주주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이사가 주식을 대부분 소유하면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면 국세기본법상 과점주주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과점주주란 지분의 50%를 초과해서 보유하고 있는 주주를 의미하는데요.
이 경우 회사가 세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대표이사에게 제2차 납세의무가 발생하게 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대표이사라는 직책이 아닙니다.
주식 보유관계와 회사에 대한 지배력, 그리고 법률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하는지가 핵심입니다.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
국세기본법 제39조는 출자자의 제2차 납세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재산으로 국세와 강제징수비를 충당해도 부족한 경우,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과점주주 등이 부족액에 대해 책임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과점주주인지 판단할 때는 특수관계인의 주식 보유비율을 합산합니다.
특수관계인은 보통 가족, 친족 등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운데요.
그 합계가 50%를 초과하고 회사 경영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법률상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대표이사가 회사 주식의 80%를 보유하면서 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회사가 국세 1억 원을 체납했고, 회사 재산으로 4,000만 원을 충당할 수 있다면 부족액은 6,000만 원입니다.
대표이사가 실질적으로 권리를 행사하는 지분이 80%이고 다른 법률상 요건도 충족한다면, 단순화한 계산상 제2차 납세의무의 한도는 4,800만 원이 될 수 있습니다.(6천만원의 80%)
이는 체납세금 전액이 대표이사에게 자동으로 이전되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실제 책임 범위는 납세의무 성립 당시의 지분, 실질적인 권리행사 여부, 법률상 부족액 등을 기준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과점주주에 해당하더라도 책임의 범위까지 정확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배우자와 가족의 주식도 합산할까요?
과점주주를 판단할 때 놓치기 쉬운 부분이 가족의 주식입니다.
예를 들어 대표이사가 주식 40%, 배우자가 30%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대표이사 혼자 보유한 지분은 50%를 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배우자가 법률상 특수관계인에 해당한다면 합산 지분은 70%가 됩니다.
이 경우 과점주주 요건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제2차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수관계인의 범위, 주식의 실질적인 소유관계, 경영에 대한 지배적인 영향력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과점주주 여부는 원칙적으로 해당 국세의 납세의무가 성립한 날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주주명부만 확인하는 것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주식이 이전되었다면 언제, 어떤 경위로 이전되었는지도 중요합니다.
명의만 빌려주었을 뿐 실제 주주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도 필요합니다. 간혹 과점주주 문제 때문에 가족들에게 지분을 나누어 두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관계나 시점 등을 정확하게 확인한 후 조치를 취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법인파산을 준비할 때 대표이사와 가족의 지분구조를 함께 검토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세금 책임이 걱정된다면 파산을 미루는 것이 좋을까요?
제2차 납세의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을 들으면 파산신청을 미루는 대표님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법인파산을 신청하지 않는다고 해서 세금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회복 가능성이 낮은 회사를 계속 운영하면서 체납세금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사업을 유지하는 동안 새로운 세금이 발생할 수 있고, 기존 체납액에 납부지연가산세 등이 추가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회사가 이미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시간을 끄는 것이 대표이사에게도 불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법인파산을 신청한다고 세금이나 가산세의 발생이 모두 즉시 중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절한 시점에 사업을 정리하면 추가적인 채무와 세금 부담이 발생하는 상황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대출연장이나 입찰 등을 위해 이익을 부풀려 둔 회사의 경우, 변호사와 상의해서 세금이 나오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제2차 납세의무가 걱정된다면 파산신청을 무작정 미루기보다 회사의 재정상태와 개인책임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세금 책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회사일수록 법인파산의 시기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회사에 재산이 남아 있을 때 파산해야 하는 이유
법인파산을 신속하게 검토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회사에 남아 있는 재산입니다.
이 부분이 법인파산 대표이사 세금 관련하여 오늘 드릴 말씀에서 가장 중요한데요.
법인파산에서는 파산관재인이 회사의 재산을 조사하고 현금화하여 법률에서 정한 순서에 따라 채권자들에게 변제합니다.
여기에서 “정한 순서”라는 것이 매우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세금은 일반적인 거래처 채권과 달리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습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에 따라 일정한 조세채권은 재단채권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재단채권은 일반 파산채권보다 우선하여 변제 됩니다.
예를 들어 회사에 체납세금 1억 원이 있는데, 예금과 매출채권 등 환가 가능한 자산이 남아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파산절차에서 해당 조세채권에 적법하게 변제가 이루어진다면 회사의 체납세금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물론 일반 은행이나 다른 채권자들은 억울할 수 있지만 법이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과점주주에게 제2차 납세의무로 청구될 수 있는 부족액도 줄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업을 계속하다 회사의 재산이 모두 소진되면 어떻게 될까요?
세금을 변제할 재원이 부족해지고, 2차 납세의무로 주어지는 부분이 훨씬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회사의 자산이 완전히 소진되기 전에 법인파산을 검토해야 하는 이유는 남아 있는 재산을 적법하게 정리하고, 대표이사에게 돌아올 수 있는 세금 부담을 줄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임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법인파산 대표이사 세금, 신청 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10년 이상 판사로 재직한 뒤 2024년 퇴임하여 현재 법무법인 시티에서 법인파산을 비롯한 법률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법인파산 사건을 검토할 때는 회사의 채무만 확인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표이사에게 어떤 개인책임이 남을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아니, 사실 실력있는 변호사라면 이 부분을 먼저 검토해야 합니다.(법인파산 대표이사 개인책임 글 참고)
특히 체납세금이 있다면 주주명부와 지분 변동내역, 가족 등 특수관계인의 주식 보유현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세금의 종류와 납세의무 성립 시점도 중요합니다.
회사가 보유한 자산으로 어느 정도 세금을 변제할 수 있는지, 법인파산을 신청할 적절한 시점은 언제인지도 검토해야 합니다.
세무당국으로부터 이미 제2차 납세의무 관련 납부통지를 받았다면 그 처분의 요건과 책임 범위, 불복 가능성도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법인파산은 단순히 회사를 없애는게 목표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대표님이 새로운 출발을 하실 수 있도록 하는게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회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더 이상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면, 파산을 고려하실 것을 권합니다.
저희 법무법인 시티는 회사의 재정상태와 대표님의 제2차 납세의무를 검토해서, 개인책임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대응방법을 찾아드리겠습니다.
회사의 어려움이 대표님과 가족의 미래까지 가로막지 않도록, 남은 자산을 적법하게 정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길을 함께 찾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