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기죄 선고기일 불출석, 바로 선고될까? 합의가 필요할 때 대응 방법
사기죄 선고기일 불출석을 고민하는 분들 중에는 피해자와 합의할 의사는 있지만, 아직 합의금을 마련하지 못한 분들이 있습니다. 조금만 시간이 더 있으면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데, 선고일이 먼저 다가오는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판사로 오랫동안 근무했고, 최근에 퇴임을 했다보니 이러한 상황에서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러나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재판이 미뤄질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개정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피고인이 없는 상태에서도 판결을 선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합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면 현재 합의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 자금을 언제 마련할 수 있는지를 재판부에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기죄 선고기일에 한 번 불출석해도 선고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과거에는 불가능했지만, 최근 법률 변경으로 가능해졌습니다.
다만 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2026년 6월 2일부터 시행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제5항은 제1심 재판에서 다음과 같은 경우 피고인의 출석 없이 판결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피고인이 변론종결기일에 출석했을 것
- 그 자리에서 선고기일을 고지받았을 것
- 정당한 사유 없이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않았을 것
이 요건에 해당한다면, 선고기일에 처음 불출석했더라도 판결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는 같은 조 제6항에서 정한 적용 대상에도 포함됩니다. 다만 다른 범죄가 함께 기소된 사건 등은 구체적인 적용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근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따라서 “한 번 정도는 빠져도 되겠지”라는 생각만으로 출석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재판부가 선고를 미루는 경우도 있나요?
법률상 선고할 수 있다는 것과 실제로 그날 선고할 것인지는 구분해야 합니다.
저는 10년 넘게 판사로 재직하며 판결을 해 왔습니다. 그 경험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한 차례 출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판결을 선고할지 결정하는 일은 재판부에도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불출석한 이유는 무엇인지, 피해 회복이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지, 추가로 시간을 주면 합의가 성사될 가능성이 있는지 등 사건마다 살펴볼 사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그리고 관행적으로 첫번째 선고기일에 바로 불출석 선고를 하는 경우는 아직까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면 이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건에 따라 선고기일을 다시 정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번 또는 세 번까지 불출석해도 선고하지 않는다는 기준은 없습니다. 특히 개정법 시행 이후에는 과거의 재판 진행 경험만으로 다음 기일도 미뤄질 것이라고 예상해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불출석 횟수가 아니라, 재판부가 선고를 미룰 필요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정과 자료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특히 무단 불출석은 구속영장 발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아래에서 자세히 설명 해 드리겠습니다.
합의금 마련에 시간이 필요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기 사건에서 피해 회복과 합의는 양형을 위해 충실히 준비해야 할 부분입니다. 합의가 임박했다면 그 사정이 선고 전에 재판부에 전달되도록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단순히 “합의할 예정이니 시간을 달라”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변호사와 함께 다음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 피해자와 합의 조건을 어느 정도 협의했는지
- 이미 지급한 피해 변제금이 있는지
-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금액은 얼마인지
- 자금을 마련할 방법과 예상 시점은 무엇인지
- 필요한 기간 안에 합의를 마칠 수 있다는 자료가 있는지
예를 들어 일부 변제 내역, 합의 조건을 협의한 자료, 자금 마련 일정을 뒷받침하는 자료 등을 제출하면서 선고기일 변경을 요청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기일변경 신청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출석 의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기일이 변경됐는지 확인해야 하며, 변경되지 않았다면 예정된 기일에 출석해야 합니다.
합의금을 마련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정만으로 불출석의 정당한 사유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합의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려면 사전에 사정을 알리고 재판부의 판단을 받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무단 불출석을 반복하면 구인·구금 위험이 있습니다
사기죄 선고기일 불출석에서 주의해야 할 또 다른 문제는 신병에 관한 조치입니다.
재판부에 사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출석하지 않거나 연락이 끊기면,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 불리하게 고려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법정 요건에 따라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구인장’은 피고인을 법원으로 데려오기 위한 구인 목적의 구속영장을 가리킵니다. 구인과 계속해서 신체를 구금하는 것은 구분되므로, 구인됐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계속 구금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신체의 자유가 제한되면 경제활동이나 자금 마련, 합의 진행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합의금을 마련하려고 시간을 벌려다가 오히려 피해 회복을 추진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미 선고기일에 불출석했다면, 다음 기일까지 기다리기보다 변호사를 통해 재판 진행 상황과 영장 발부 여부를 확인하고 불출석 경위 및 향후 출석 계획을 신속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무단 불출석이 반복되면 합의를 하고도 실형선고&법정구속이 될 수도 있으므로 이 부분을 예민하게 검토하고 분석해야 합니다.
불출석 상태에서 실형이 선고되면 어떻게 되나요?
피고인이 법정에 없는 상태에서 실형이 선고되는 것과, 출석한 피고인을 선고 직후 법정에서 구속하는 ‘법정구속’은 구분해야 합니다.
불출석했다는 이유만으로 실형이나 구속이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실형 선고와 함께 도망 우려 등 구속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영장 발부·집행에 따른 신병 확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합니다.
선고 결과를 확인하고 항소 여부를 결정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불출석 상태에서 판결이 선고됐더라도 항소기간은 원칙적으로 선고일부터 7일입니다. 판결문을 받은 날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미 사기죄 선고기일 불출석을 한 상황이라면 선고 여부, 판결 내용, 항소기간, 영장 발부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항소심 이전에 합의를 하고 구속영장이 취소될 수 있는 방안을 반드시 모색해야 합니다. 충분히 가능성은 있습니다.
합의 가능성을 살리려면 선고 전에 대응해야 합니다
선고를 앞두고 합의금이 부족하다면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사기죄 선고기일 불출석으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불확실성이 큰 선택입니다.
판사로서 재판을 해 온 경험에 비추어 강조하고 싶은 점은, 피해 회복의 가능성을 재판부가 확인할 수 있도록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합의가 실제로 진행되고 있고 자금 마련 계획이 구체적이라면, 그 내용을 자료로 정리해 적절한 시점에 제출해야 합니다.
여기서 재판부와의 소통은 기일변경 신청서, 변호인 의견서, 관련 자료 제출 등 공식적인 절차를 통한 설명을 뜻합니다.
선고기일이 임박했거나 이미 한 차례 불출석했다면, 변호사와 함께 현재 재판 상황부터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합의 진행, 기일변경 필요성, 출석 계획, 신병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피해 회복의 기회를 살리면서 재판에도 책임 있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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