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에게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래도 장애인강간죄가 성립하나요?”
장애인강간죄 혐의로 경찰조사를 앞둔 분들이 억울해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상대방과 교제하거나 서로 동의하여 성관계를 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후 장애인에 대한 성범죄로 고소당했다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데요.
장애인강간죄는 일반 강간죄보다 법정형이 무거운 범죄입니다.
그러나 상대방에게 장애가 있다는 사실이나 성관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범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장애가 있었는지, 성관계가 이루어진 과정에서 어떤 행위가 있었는지, 피의자가 상대방의 상태를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그렇다면 장애인강간죄 성립요건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어떻게 살펴봐야 할까요?
장애인강간죄 성립요건은 무엇일까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는 장애인에 대한 강간과 강제추행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범행 방법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나뉩니다.
먼저 제6조 제1항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하여 형법상 강간죄를 범한 경우를 규정합니다.
폭행이나 협박을 통한 강간이 문제 되는 유형입니다.
이와 달리 제6조 제4항은 장애로 인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를 규정합니다.
반드시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제6조 제5항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 장애가 있는 사람을 간음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따라서 장애인강간죄 혐의를 검토할 때는 먼저 어떤 유형의 범죄가 문제 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는 장애인강간죄, 장애인준강간죄, 장애인위계등간음 등, 범죄 혐의의 이름을 정확히 물어보시면 되는데요.
장애인과 성관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을 내릴 수 없으며, 적용되는 법률조항에 따라 대응해야 할 내용도 달라집니다.

장애인 등록이나 IQ 수치만으로 판단할까요?
장애인강간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장애인 등록 여부가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 등록이 되어 있어야만 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신체적 또는 정신적 기능 등의 문제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상태인지 살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장애인 등록이 되어 있지 않더라도 법률상 장애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지적장애 판정이나 장애인 등록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성관계가 범죄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특히 경계선 지능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더욱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IQ 수치만으로 장애인강간죄의 성립 여부를 단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이 일상생활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지, 의사소통 능력과 사회적 적응능력은 어떠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다만 겉으로 대화를 자연스럽게 하거나 일상생활을 해 왔다는 이유만으로 정신적 장애가 없다고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법률상 장애에 해당하는지는 의학적 자료와 실제 생활에서 나타나는 제약을 함께 살펴 판단해야 합니다.
경찰 진술 방향 또한 장애인 등록이 없었다고 할게 아니라, 상대방이 어떤 대화를 하고 어떤 생활을 했는지가 주가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를 이용했다는 의미
장애인준강간에서 특히 중요한 쟁점입니다.
항거불능은 저항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곤란은 저항하기 어려운 상태를 의미합니다.
대법원은 장애 자체뿐 아니라 장애가 주된 원인이 되어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저항하기 어려워진 경우도 포함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장애로 인해 특정 인물에게 심리적으로 크게 의존하거나, 자신의 거부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기 어려웠다면 이러한 사정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사건 당시 상대방이 실제로 어떤 상태에 있었는지는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두 사람의 관계, 성관계에 이르게 된 과정, 상대방의 의사표현과 반응, 사건 전후의 행동 등이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특히 상대방과 자주 술을 마셨다거나, 상대방과 같이 사는 과정에서 관계를 많이 가졌었다는 등의 사정도 중요할 수 있는데요.
대법원은 여기서 ‘이용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상태를 인식하고 그 상태에 편승하여 간음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피의자가 상대방의 장애와 당시 상황을 어떻게 인식했는지도 중요한 쟁점입니다.
장애인준강간의 성립 여부는 장애의 정도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과 피의자의 인식을 함께 판단해야 합니다.

교제 중 성관계도 처벌될 수 있을까요?
서로 교제하던 관계였다는 이유만으로 성범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부부간에도 강간죄 성립이 가능하다는 점을 참고하면 이해가 쉬울텐데요.
연인 사이에서도 강간이나 장애인준강간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교제 과정에서 이루어진 성관계라는 사실을 무시한 채 상대방에게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범죄를 인정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특히 위계에 의한 간음이 문제 된다면 어떤 기망행위가 있었는지, 그 행위가 간음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단순히 상대방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계에 의한 간음이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어떤 내용을 속였는지, 상대방의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물론 상대방의 장애 특성을 이용했다면, 즉 소위 ‘바보같은’ 상대방을 이용한 경우라면 처벌 가능성이 매우 눞습니다.
따라서 교제 기간과 연락 내용뿐 아니라 실제 관계의 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경찰조사에서 확인해야 할 핵심 증거
장애인강간죄는 법정형이 매우 무겁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6조 제1항의 장애인강간죄는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혐의가 인정된다면 기본적으로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다는 의미인데요.(법정형이 동일한 특수강간죄 관련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경찰조사 초기부터 혐의의 구체적인 내용과 증거를 정확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피의자 입장에서는 상대방과 어떤 관계였는지, 성관계 당시 어떠한 대화와 행동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사건 전후의 문자메시지, 통화내역, CCTV, 만남의 경위 등을 확인할 필요도 있는데요.
특히 상대방의 장애에 관한 인식이 문제 된다면 당시 알 수 있었던 객관적인 사정이 무엇인지 정리해야 합니다.
다만 수사기관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이야기만 반복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서는 안 됩니다.
객관적인 자료와 맞지 않는 설명을 하거나 기억이 불분명한 사실을 단정하면 오히려 진술의 신빙성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경찰조사에서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는 이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조사 전에 사건의 법률적 쟁점과 사실관계를 충분히 검토하고, 조서에 자신의 진술이 정확하게 기재되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경찰·판사출신 변호사가 진술을 준비하는 방법
저는 경찰대학을 졸업한 뒤 경찰 수사관으로 근무했습니다.
이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판사로 임관하여 10년 이상 재직했으며, 형사재판장을 역임한 뒤 2024년 퇴임했습니다.
장애인강간죄와 같은 형사사건에서는 수사기관이 어떤 사실을 확인하려는지, 재판부가 어떤 증거를 중요하게 판단할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데요.
특히 장애의 정도, 항거곤란 상태, 피의자의 인식, 위계 또는 위력의 존재 여부는 서로 구분하여 검토해야 할 쟁점입니다.
저는 경찰조사를 준비할 때 의뢰인의 설명만 듣고 곧바로 진술 방향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객관적인 자료를 확인하고, 법률상 어떤 부분이 문제 되는지 먼저 분석합니다.
그다음 예상되는 질문과 반박을 검토하여 의뢰인이 실제 경험한 내용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경찰 수사관으로서 질문하는 입장과 형사재판장으로서 증거를 평가하는 입장을 모두 경험했습니다.
형사사건에서는 독보적인 강점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데요.
장애인강간죄 혐의로 경찰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혼자서 사건을 단정하거나 안일하게 대응해서는 안 됩니다.
법무법인 시티는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성립요건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의뢰인의 진술이 객관적인 증거와 함께 정확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대응하겠습니다.
수사 초기부터 재판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조력으로 위기를 벗어나도록 해 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