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님, 회사 부채가 자산보다 훨씬 많습니다. 이 정도면 법인파산을 할 수 있겠지요?”
최근 오산에서 찾아오신 장 대표님이 상담 과정에서 하신 질문입니다.
장 대표님은 회사의 경영난이 심각해지면서 법인파산을 결심하시고 법인파산 요건을 검색해 보신 후 저에게 오셨던 것인데요.
파산신청에 필요한 비용도 마련하셨고, 관련 자료도 상당 부분 준비해 오셨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어려워진 경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문제가 발견되었습니다.
장 대표님이 회사 자금으로 주식투자를 했다가 상당한 손실을 입으신 것입니다.
회사의 재정상태만 보면 법인파산을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곧바로 파산신청을 진행하지 말자고 말씀드렸습니다.
법인파산 요건을 충족하는 것과, 대표이사가 안전하게 파산절차를 마칠 수 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법인파산 요건은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습니다
법인파산을 하려면 특별히 까다로운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표님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법률에서 정한 파산원인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채무자회생법 제305조는 채무자가 지급을 할 수 없는 경우 파산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빚을 못 갚는 상황이면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제306조는 법인의 경우 부채 총액이 자산 총액을 초과하는 때에도 파산선고를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빚이 자산보다 많으면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를 지급불능과 채무초과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의 자산이 3억 원인데 부채가 7억 원이라면 채무초과 상태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장부상 자산이 충분하더라도 실제로 채무를 계속 지급할 수 없는 상태라면 지급불능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단순히 재무제표만 보고 결정이 되는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회사가 보유한 자산의 실제 가치와 회수 가능성, 채무의 규모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파산신청 비용과 절차상 문제도 검토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회사가 정상적으로 채무를 감당할 수 있는 상태인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회사가 어려워진 이유도 파산 요건에 영향을 미칠까요?
법인파산을 상담하다 보면 회사가 어려워진 이유도 다양합니다.
- 대표이사의 경영상 판단이 잘못되어 큰 손실이 발생한 경우가 있습니다.
- 대표이사가 질병으로 장기간 회사를 운영하지 못하면서 사업이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 주주나 임원 사이의 경영권 분쟁으로 사업이 사실상 중단되는 회사도 있습니다.
- 거래처의 부도나 주요 계약의 해지로 갑자기 경영난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 회사가 어려워진 원인 자체가 법인파산을 막는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경영상 판단이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해서 대표이사에게 언제나 법률적인 책임이 발생하는 것도 아닙니다.
사업을 운영하다 보면 예상과 다른 결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가 채무초과나 지급불능 상태에 이르렀고, 법률상 다른 장애가 없다면 법인파산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대표이사가 사업에 실패했다는 이유만으로 법인파산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법인파산이 불가능한 사유도 있는데요.
오산 장 대표님에게 파산을 권하지 않은 이유
그렇다면 장 대표님에게는 왜 곧바로 파산을 진행하지 말자고 말씀드렸을까요?
문제는 회사 자금으로 진행한 주식투자였습니다.
물론 회사의 자금으로 주식에 투자했다는 사실 자체가 언제나 불법인 것은 아닙니다.
회사의 정상적인 자금운용으로 적법하게 투자했지만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회사와 무관하게 대표이사 개인의 이익을 위해 투자했거나, 회사 자금을 임의로 사용했다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경우에 따라 업무상횡령이나 배임 등 형사책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 대표님의 사건에서도 투자자금의 사용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 손실 발생 경위를 면밀하게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법인파산을 신청하면 파산관재인이 회사의 과거 자금거래를 조사하게 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회사 자금의 부적절한 사용이 확인된다면 대표이사의 책임이 문제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위험을 설명하고, 당장 법인파산을 신청하기보다 관련 거래와 형사책임 가능성을 먼저 검토할 것을 권했습니다.
장 대표님은 파산을 강하게 원하셨지만, 결국 상담 당시에는 파산신청을 진행하지 않기로 하셨습니다.
파산선고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파산신청을 하는 것이 좋은 선택은 아닙니다.
파산관재인은 회사의 과거 거래까지 확인합니다
법인파산을 신청하면 회사의 현재 재산만 확인하는 것이 아닙니다.
파산관재인은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자산과 채무뿐 아니라 파산 전에 이루어진 주요 자금거래도 들여다 봅니다.
대표이사에게 지급된 돈이나 가족·특수관계인과의 거래, 고액의 자산처분 등도 전부 검토 대상이 되는데요.
회사 자금으로 이루어진 주식투자 역시 그 경위에 따라 확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물론 파산관재인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해서 대표이사에게 반드시 형사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회사 자금의 유용이나 위법한 거래가 있었다면 별도의 민사·형사책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있습니다.
파산관재인은 새로운 대표이사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목적이 청산일 뿐입니다.
그래서 이전 대표의 불법 행위가 있다면 고발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파산신청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미 발생한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이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형사책임을 피하기 위해 파산을 무조건 미루는게 답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전문 변호사와 함께 회사의 재정상태와 대표이사의 과거 행위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적법한 대응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인파산이 가능해도 신청을 권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법인파산을 상담하는 대표님들 중 파산신청을 만류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대략 30-35% 정도는 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는 듯 한데요.
회사가 지급불능 또는 채무초과 상태인지 확인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다음에는 파산신청으로 대표이사에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회사의 자금거래 중 문제가 될 부분은 없는지, 대표이사의 개인적인 책임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는지, 파산 이외의 방법으로 해결할 여지가 있는지 검토해야 합니다.(법인파산 대표이사 처벌 글 참고)
특히 형사책임이 의심되는 거래가 있다면 관련 자료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그 결과 법인파산이 적절한 선택이라고 판단되면 필요한 서류와 소명자료를 준비하여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파산신청 전에 해결하거나 검토해야 할 법률적 위험이 크다면 그 사실을 솔직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파산 잘 해 놓고 대표님이 구속이 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저희 로펌 돈 벌자고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경찰대학을 졸업하고 수사관으로 근무한 뒤 판사로 임관하여 10년 이상 재직했습니다. 2024년 퇴임하였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의 파산 가능성뿐 아니라 대표이사 개인에게 발생할 수 있는 형사책임도 함께 검토하고 있습니다.
양심껏 판단하고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것이 저희 법무법인 시티의 경영 철학입니다.
법인파산은 회사를 정리하기 위한 중요한 제도입니다.
그러나 잘못된 판단으로 대표님이 예상하지 못한 법적 문제에 직면한다면 파산신청만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해서 충분한 해결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법인파산 요건을 충족하는지 체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파산신청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까지 함께 확인하셔야 합니다.
제발 이 부분을 확인해 주고 말해주는 변호사를 만나시기 바랍니다.
파산 잘못하고 형사사건 도와달라고 오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저희 법무법인 시티는 파산이 적절하다면 필요한 절차를 준비하고, 다른 선택이 더 유리하다면 그 이유를 솔직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회사의 어려움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대표님이 불필요한 위험을 부담하지 않도록 저희가 가진 모든 역량과 경험을 동원해서 도와 드리겠습니다.
